돌기신경세포라는 이름은 신경세포에 수많은 돌기가 나 있어 붙여진 것인데 이 세포는 수많은 돌기를 통해 다양한 감각신경계에서 오는 입력 신호를 받아 하나의 동일한 사건이나 느낌으로 통합하는 구실을 한다. 우리는 뭔가를 인지할 때 한 가지 감각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감각으로 정보를 받는다. 테니스 경기에서 상대방이 보낸 공을 치기 위해선 공 자체를 보는 것뿐 아니라 상대방이 공을 칠 때 나는 소리, 그리고 공을 맞받아칠 때 내 손의 압력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서로 다른 속도로 뇌에 전해지는 여러 감각 정보를 하나의 일관된 시간 간격에 따라 통합해야 하는데 이런 역할을 선조체의 신경회로가 한다.
이 회로의 규칙적 진동이 의식적인 시간 감각에 대한 기준으로 작동하는데 과학자들은 이 회로가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에게서 다른 속도로 진동하기 때문에 주관적으로 느끼는 시간의 길이가 달라진다고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이 회로는 왜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에서 다르게 움직일까?
선조체 신경회로의 진동수를 조절하는 중요한 입력 신호 중 하나는 중뇌 흑질에 분포한 도파민 신경세포에서 들어오는 신경전달물질 도파민이다. 도파민은 새로운 것을 학습할 때나 기분 좋은 보상이 주어질 때 분비되는데, 선조체 돌기신경세포의 활성은 이 도파민의 유무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도파민이 많을 때에는 활성이 강해져 선조체의 회로가 빠르게 진동하는 반면, 도파민이 적을 때는 활성이 낮아져 천천히 진동한다. 즉, 도파민이 많이 분비될 때에는 시간에 대한 내 안의 기준이 빠르게 돌아가니 상대적으로 바깥세상의 모든 것이 느리게 느껴지고 반대로 도파민이 적게 분비될 때에는 바깥세상의 모든 것이 빠르게 느껴지는 것이다.
우리 뇌는 나이가 들면서 도파민을 적게 생산하고 도파민에 반응하는 능력도 줄어든다. 그렇다면 도파민 활성을 인위적으로 증가시키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질까? 실제로 필로폰 같은 약물은 도파민 신경세포를 활성화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지게 한다. 반면에 도파민의 작용을 억제하는 할로페리돌 같은 약물은 거꾸로 시간이 빨리 흘러가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처럼 과학자들은 우리가 왜 나이가 들면서 시간이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느끼는가에 대한 훌륭한 답을 내놓고 있다.
뇌의 선조체(짙은 부분) 안에 있는 돌기신경세포들로 이뤄진 신경회로는 우리가 의식하는 시간을 지각할 수 있도록 하는 작용을 한다.
인생을 길게 느끼며 사는 법은 스스로 시간을 느리게 흘러가도록 하면 된다고 본다. 우리 뇌 안의 시간 감각 회로의 속도를 조절하는 도파민은 우리가 무언가 새로운 자극을 받거나 기대하지 못했던 즐거움을 경험할 때 많이 분비된다. 즉, 새롭고 자극적인 경험을 자주 하는 것은 도파민 수치를 증가시켜 선조체의 시간 감각 회로를 빠르게 진동시키고 결국 같은 시간도 길게 느껴지게 할 것이다.